북촌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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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북촌댁의 오후

  • 이병락
  • 2007-08-07 오후 3:33:03
  • 1,439
안녕하세요.
지난주 초반 이틀 머물다간 내외입니다. ^^

책 읽으면서 조용히 쉬다 가는 게 목표인지라
인터넷으로 봤을 땐 수신와가 제격이라고 여겼는데
선생님의 조언으로 하루를 안채 아랫상방에서 머물고 보니
다음날 수신와로 옮기는 게 망설여질 정도였습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던 오후에 도착해서는
부랴부랴 하회탈놀이 보겠다고 나갔었는데
지금 되짚어보면
차라리 방에 앉아 빗방울 듣는 모습을 보는 게
훨씬 더 좋았을 텐데 살짝 후회도 됩니다.

문을 통해 바라보는 바깥 풍경만큼
좋은 작품이 또 있을까요.
아랫상방에서 내다보던 녹색의 후원과
쪽마루에 나앉아 느긋하게 책 읽던 순간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있을 겁니다.

쪽마루에 걸터 앉아 휴대폰으로 찍은 후원의 정경도
오랫동안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고정되어 있을 테지요.

이튿날 아침 북촌댁의 구석구석 설명해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선생님의 설명 못 들었으면
또 절반만 보고 갈 뻔 했습니다.

이제 옥이도 낑낑거리지 않고 잘 있는지 궁금하네요.
다음번에 가게 되면 의연한 모습으로 반겨줄테지요.
선생님도 사모님도 건강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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