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댁

이용후기

좀 늦었지만... 후기를 올려봅니다.

  • 권석민
  • 2012-01-16 오전 2:40:12
  • 1,256
  • 메일
안녕하세요? 권석민입니다.

저는 지난해 12월 30일 상당히 추운 날 가족들과 함께
수신와에서 하룻밤을 지냈었습니다. 기억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아들 수능 시험도 끝나고,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던 딸 아이도 잠시
쉬는 동안 그동안 하지 못하였던 가족 여행을 오랫만에 계획하고,
여러 장소를 생각하던 중, 제 고향이기도 한 안동을 방문해보자고
했었고, 가능하다면 고택 체험을 하는 것이 어떨까하여 제안을
했다가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아직 제 외가에 외삼촌 등 많은 친척이 살고 계시고, 큰어머님과
여러 친척은 물론이고, 선산이 안동에 있는지라 명절 때나 기회가
있으면 가끔 방문하곤 했었지만, 특별한 목적없이 가족과 여행이라는
느낌으로 안동을 내려간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서 조금은 기분도
달랐고... 더구나 어릴 때 가끔 가봤던 하회마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까하는 약간은 상기된 기분이 들어 여행의 들뜬 기분이 제법
들었었지요.

날이 상당히 추웠지만 군불을 넉넉히 집힌 아랫목은 너무나 온화하고
정감이 느껴졌고, 저녁을 먹고 방에 들어가자말자 모두들 아랫목에
발을 밀어넣고 언 몸을 녹였습니다.

아무도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지만... 발끝부터 전해오는 따스함이
몸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여행의 피곤함을 충분히 씼어줄 수 있어서
마음도 풀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TV도 없는지라... 모두들 준비해간
책을 꺼내 읽으며 가끔 서로 가벼운 대화도 즐기고... 정말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편안함과 가족 간의 오붓함을 느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늦은 밤까지 TV나 컴퓨터 등으로 늦게 잠들었을텐데
모처럼 일찍 잠들 수 있었고, 덕분에 아침에 개운한 느낌으로 일찍
깨어날 수 있었겠지요.

아침식사를 하면서도 다른 가족과도 인사를 나누게 되고... 반짝반짝
윤기나게 닦은 놋그릇을 달그락 거리며 먹는 음식들도 좋았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린 발을 동동거리며 들었던 어르신의
한옥 사랑에 다시 한번 감격을 하고 여기저기 한옥의 아름다움과 잘
보존하겠다는 어르신의 의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사랑채의 멋스러움은 아직도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군요. 기회가
된다면 주변의 산들이 단풍으로 물든 가을철에 꼭 다시 한번 머물고
싶은 마음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부용대에 올라 멀리 내려다보이는 북촌 고택을 보며
이 고장을 이처럴 아름답고 품위있게 가꾸고 뭇 사람들과 함게 어울려
나누고 함께한 선조분들의 인품과 지혜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물도리동'이라는 이름이 정말로 어울리는 마을의 전경을 내려다보며
가족 여행의 추억을 모두의 가슴속 깊은 곳에 간직하게 되었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번 가족여행 역시 이처럼 여유로움과 정감이
있는 여행이 되었으면 하고 기원을 하며 돌아왔습니다.

할 말이 너무나 많아 더 길게 쓰고 싶은데...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
같군요... 이번에는 자세하게 쓰지 못하고 급히 생각나는 것을 바로
올리느라 글이 거칩니다. 이해해 주시길...

항상 댁내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권 석 민
12-01-16

p.s. 여행을 다녀온 후, 제가 늘 지니고 다니던 만년필이 안보이는데,
제가 혹시 그곳에 두고 오지는 않았는지 여쭙니다. 지니고 다닌지
10여년이 넘은 것이라 낡은 것이긴하지만 서운해서 그러니 한번
살펴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메일로 회신해주시면 고맙겠습
니다. 번거롭게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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