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던 여름 하루였습니다.
- 한주향
- 2010-07-27 오후 8:40:04
- 1,348
7월 15일 오후에 들이닥친 저희 애들 보고 어르신께서 잠시 멈칫하셨더랬죠. 애들 덩치도 있는데다 막내가 아직 문화재에 대한 개념이 좀 부족해서 저도 사실 묵는 내내 주의를 주곤 했답니다.
만만찮은 숙박료를 내고 하루를 머물렀던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애들한테 우리 조상들이 직접 지내신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제 마음의 몇프로나 애들이 느꼈는 지 알 수 없으나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 번 오자는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애들도 많이 좋았나 봅니다.
사실 외국에도 좋은 데를 제법 많이 다녀서 애들이 웬만해서는 무덤덤한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나봅니다. 북촌유거의 마루에 앉아서 비록 만화책을 읽었지만 옛 선인들의 풍류를 조금이나마 느꼈나봅니다.
큰 녀석은 나중에 여친이 생기면 꼭 한 번 델꼬 오고 싶다는 말로 대신합니다.
아침밥 따스히 잘 먹었습니다.
모기장 밖에 귀뚜라미가 왔다갔다 해서 초저녁에 조금 애들이 잠을 설친 걸 제외하면 (그것도 추억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한여름의 일탈이었습니다.
저또한 안채와 사랑채의 모습을 책에서 또는 영화에서 보고는 별로 와닫지 않았었는 데, 여러 옛문화를 직접 보고 설명까지 해주셔서 아주 흥미로왔고 좋았습니다.
좋은 유산을 후대에도 물려주실 수 있도록 늘 건강하십시오.